석유 선물을 처음 투자하시는 분들이나 투자하셨는데 잘 알지 못하는 정보를 한 번에 모아서 설명을 드리려고 해요. 긴 글이지만 투자하시면서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기준은 ETF를 처음 투자하시는 분들을 기준으로 쉬운 부분부터 어려운 부분까지 써볼까 해요.
요즘 기사를 보니 석유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 사려고 하는데 뭘 사야 하죠?
석유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에 베팅을 하고 싶을 때 일반적으로 사는 방법은 석유 선물에 투자하는 ETF나 ETN을 사는 거에요. 선물? ETF? ETN? 처음 보는 단어일 수 있어요. 선물은 조금 이따가 설명하기로 하고, ETF와 ETN을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ETF는 간단히 말해서 펀드에요. 펀드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생명 같이 자산운용사나, 투자은행, 보험회사가 만드는 일종의 금융 상품이에요. 보통 펀드는 펀드시장에서 거래되거나 계약을 해서 들죠? 그런데 ETF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펀드입니다. 주식시장에 회사들만 있는 건 아니에요. ETF라는 펀드들 역시 사람들 사이에서 거래됩니다. 그럼 ETN은 뭘까요? ETN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입니다.
사실 투자하면서 ETF랑 ETN의 차이를 꼭 알고 가야하는 것이 있어요. 뭐 ETF는 만기가 없지만 ETN은 만기가 있다도 중요하긴 하지만 투자하실 때 중요한 건 따로 있어요
먼저 일반적으로 ETF가 ETN보다 거래량이 많아요.
거래량이 ETF가 더 많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 크게 민감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량이 적으면 나는 팔고 싶은데 사는 사람이 없어서 가격을 더 내려서 팔게 되고, 반대로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물량이 별로 없어서 구매자가 비싼 값에 구매할 수밖에 없겠죠?
굳이 어떤게 안전하냐고 물으면 ETF가 더 안전해요
석유 선물 etf를 주식 시장에서 사게 된다면, 여러분은 석유 선물을 산 것과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석유 선물 ETN을 사게 되면, 석유 선물을 사게되는 것이 아니고 ETN을 만든 운용사에 돈을 빌려줘, 운용사게 석유 가격에 따라 가치를 매겨주는 상품입니다. 석유 선물이라는 자산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운용사의 신용을 사는 거죠. 운용사의 신용 위험이 있다면 ETN 상품도 위험해지겠죠?
그리고 ETF는 일반적으로 래버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ETN은 래버러지 상품이 많이 있습니다. 석유가격 X2, X3배, 석유 가격 하락X2 등의 상품이 존재합니다. 주식보다 위험한 선물 투자에 래버러지까지 쓰는 투자 방법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자 그래서 저는 석유 가격에 베팅을 하신다면 ETF를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그냥 석유 선물을 사는 건 안 되나요? 굳이 석유 선물에 투자하는 ETF를 사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선물? 선물이 뭐야?
선물과 반대되는 말은 현물입니다. 석유 현물을 진짜 석유를 의미해요. 석유 선물은 석유를 미래 어떤 날 사겠다는 계약서 같은 겁니다. 그 말은 정해진 날이 있다는 걸 의미해요. 즉 선물은 만기가 있어요. 만기가 매달매달 있어요. 예를 들어 2022년 12월에 석유를 사겠다는 선물도 거래되고 있고, 2022년 11월에 석유를 사겠다는 선물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선물을 선물시장이라는 곳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관심 있는 석유 선물은 CME라고 하는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선물 거래는 주식, 펀드 등의 일반적인 금융 상품만 거래하셨던 분들이 접근하기에 좀 전문적인 시장입니다. 만기날짜도 신경써야 하고, 선물이 만기가 되면 진짜 현물을 받게 되거나, 현물을 받을 기업체에게 팔아야 하는데 저도 잘 모릅니다 ㅎㅎㅎ... 암튼 이런 어려움을 싹 없애주는 ETF라는게 있는데 굳이 선물을 살 이유가 없는거죠.
그래? 그러면 석유 ETF를 사보자? 근데 뭘 사야해
우리나라에는 크게 2가지의 석유 선물 ETF가 있어요. 하나는 삼성자산운용에서 만든 KODEX WTI원유선물(H)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만든 TIGER 원유선물Enhanced(H)가 있습니다.
KODEX는 삼성자산운용을 뜻하고, TIGER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뜻합니다. WTI는 전 세계 3대 석유 가격 지표 중 하나인 서부텍사스유입니다 (나머지는 영국 북해의 브렌트유, 중동의 두바이유). (H)는 헷지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석유가격에 투자를 했지만 WTI선물을 미국의 CME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석유선물 가격이 환율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각 운용사에서 알아서 헷지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둘의 거래량을 보니 하루에(2021년 7월 1일 기준)
KODEX : https://m.stock.naver.com/item/main.nhn#/stocks/261220/total
TIGER : https://m.stock.naver.com/item/main.nhn#/stocks/130680/total
KODEX가 381,617건, TIGER가 277,703건 이네요. 석유 뿐만아니라 다른 ETF를 구매하실 때 못해도 10만 건은 넘는 것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뭔가 둘이 뭔가 비슷한 것 같은데 ETF 구성을 보면 현재는 둘 다 88%정도로 21년 8월 만기 선물을 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상품정보를 보니 모두 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거래되는 지수를 추종한다고 하네요.
다만 현재 두 상품이 비슷한 상품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TIGER상품 설명을 보니 상황에 따라 상품구성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하니 반드시 참고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간단히 8월 만기 선물과 9월 만기 선물의 7월 현재 가격이 0.5%이상이 나면 상품 구성을 12월 만기 선물로 바꾸겠다는 얘기 입니다. 헷갈리실까봐 정리하면 8월물은 7월 4째주 화요일에 마지막 거래 후, 실물로 인도됩니다. 9월물은 8월 4째주 화요일에 마지막 거래됩니다.
만약에 7월에 8월물, 9월물 0.5%차이가나서 8월에 etf가 12월물로 롤오버(etf가 9월물을 88% 담아야 하는데 12월물 88%를 담겠다는 얘기)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뭐가 달라질까요? 아무래도 매달매달 롤오버 비용이 줄고, etf의 가격 변동성도 줄어들게 됩니다. 롤오버 비용에 대해서는 조금 이따가 얘기하겠습니다.
투자는 개인의 성향에 맞게 하시면 되지만 저는 앞으로 설명에서 거래량이 더 많은 KODEX ETF를 기반으로설명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KODEX WTI ETF를 살 건데 알아야할 지식이 뭐야?
KODEX ETF가 선물을 담고있는 만큼 선물에 대한 걸 조금 더 알아야 합니다. 설명할 순서대로 콘탱고, 백워데이션, 롤오버비용, NAV, 괴리율이 5가지만 알고 가시면 됩니다.
1)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21년 7월 X일에 거래되는 모든 월물들 가격 비교 | 콘탱고 현상 | 백워데이션 현상 |
현재 WTI 현물 가격 | 50달러(가정) | |
8월물 | 55달러 | 45달러 |
9월물 | 60달러 | 43달러 |
10월물 | 70달러 | 40달러 |
11월물 | 80달러 | 39달러 |
가격 상승 | 가격 하락 |
감이 오시나요? 네! 오늘날짜로부터 멀어지는 선물의 현재 거래되는 가격이 비싸지면 콘탱고, 싸지면 백워데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럼 요즘 석유 시장은 콘탱고일까요, 백워데이션일까요? 직접 확인해보세요
https://www.cmegroup.com/ko/trading/energy/crude-oil/light-sweet-crude.html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21년 1월 4일에 석유 현물 가격이 50달러라고 합시다. 여러분은 1개월 뒤에 석유 가격이 오를 것을 확신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7000원짜리 2월물을 담고있는 etf를 샀습니다. 1월 15일에 석유 2월물 가격이 55달러까지 올랐네요(10%오름). 그래서 현재 7750원에 etf가 거래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7000*10%=700원 + 다른 사람들도 오를 거라 생각해서 사는 사람이 많아져 50원의 괴리율이 추가로 생김). 그런데 1월 16일에 etf의 구성이 2월물에서 3월물로 넘어간다고 합니다. 2월물이 1월 17일날 만기라서, etf가 만기되지 않도록 3월물로 바꾸는 과정이에요. 그런데 오늘 1월 15일의 3월물 가격을 보니 65달러에 거래되고 있네요. 2월물이 55달러인데 3월물이 65달러면 완전히 콘탱고 상황입니다.
자 그러면 재밌는 상황이 펼쳐지는데요? 1월 15일에 석유 55달러에 7750원이 거래를 마친 etf가 1월 16일 석유 65달러에 77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합니다. 분명 1월 4일 석유가 50달러 -> 65달러로 올랐는데(30%상승), 나는 750원 수익을 거두었죠?(10.7% 수익). 정리하면 석유가격이 오른 만큼 절대로 그 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합니다.
2) 롤오버 비용
아까의 예시에서 간과한 것이 있는데요? 자산운용사는 1월 15일에 2월물 55달러를 팔고 3월물 65달러를 사야하는 상황이 생겼죠? 싼 값에 2월물을 팔고 3월물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사에서는 손해입니다. 따라서 손해만큼을 etf가격에서 깎습니다. 그러니까 1월 16일에는 절대로 7750원에 거래를 시작할 수 없죠. 그것 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이 깎인 가격을 롤오버비용이라고 합니다. 가끔 롤오버 비용이 언제 나가나고 물어보는 게시글이 있는데, 알아서 계산된 가격에 우리가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내는 비용은 없습니다.
백워데이션의 경우 만약 2월물이 65달러고 3월물이 55달러라면, 65달러를 팔고 55달러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10달러의 이익이 생깁니다. 따라서 석유 가격은 65달러에서 55달러로 떨어졌지만 롤오버 비용에 이익이 나면서 7000원 대의 거래되는 ETF가격이 조금 덜 떨어집니다. 물론 석유 가격이 떨어졌는데 롤오버 이익이 났다고 ETF가격이 오르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ㅎㅎㅎ.
3) 괴리율과 NAV
경제를 조금만 알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죠? 사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팔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은 떨어지죠. ETF도 마찬가지에요! 석유 가격이 몇 달 사이에 오를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기업이 많을 수록,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3월물 65달러의 적정가가 7600원에 거래되어야 하는데 사는 사람이 하도 많으니 9000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주로 석유 ETN과 X2 종목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심하면 괴리율이 900%를 찍기도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9000원에 ETF를 샀다면 여러분은 사실상 석유 선물을 65달러에 산게 아니고 거의 뭐 70달러 후반 가격으로 석유를 산 것과 다른게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비싸게 산 거에요. 이럴 때 문제가 뭐냐면 괴리율이 줄어 가격이 폭락하면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석유 선물이 65달러에서 75달러로 올라도 괴리율 떨어지는 폭이 더 크면 여러분은 돈을 잃습니다. 그러면 적정가격은 얼마일까 궁금할 것입니다. 1월 16일 롤오버 비용을 고려하고, 3월물의 가격을 고려하고, 환율을 고려하고 했을 때 괴리율 0%의 가격이 얼마냐?를 나타내는 것이 NAV입니다. 절대로 NAV를 네이버금융에서 보시면 안 되고 반드시 http://www.kodex.com/product_view.do?fId=2ETF72 여기서(운용사에서) 보셔야 합니다. 대체로 현재가와 기준가의 괴리율이 +-5% 안쪽이면 투자할 만 합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석유 선물 ETF를 투자하시는데 필요한 정보를 대충 거의 다 아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외 질문들을 통해 참고할 만한 것들을 알고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 질문들!!!
1) ETF 구성이 보통 88%의 석유 선물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예고 없이 ETF구성이 바뀔 수 있나요?
-- 네!
놀랍게도 바뀔 수 있습니다. 사례가 있어요. 20년 4월에 5월물 WTI석유 선물 가격이 -37달러를 기록하자, 삼성자산운용이 4월 말에 투자자들에게 설명 없이 갑자기 6월물(34%), 7월물(20%), 8월물(20%), 9월물(10%)로 구성을 바꿨습니다. 원래는 6월물 80% 이상을 가져야 하는데 말이죠. 관련 기사 링크를 올리겠습니다.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20/04/429504/
이 사건 이후로 투자자들의 반발이 어마무시했습니다. 위험한거 모르고 투자한거 아니다, 왜 예고도 없이 너희 마음대로 바꾸냐, 금융 당국에 신고하겠다 등등 말이 많았습니다. 20년 4월 초 7000~8000원 하던 KODEX WTI선물 ETF는 3000원으로 떨어졌고 앞으로 석유 가격이 2배 상승하더라도 7000~8000원에 가기 힘들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죠. 물론 지금은 1년 동안 3배 넘게 상승해 110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요.
2) 장기 투자 할만 한가요?
-- 아니요
롤오버 비용의 문제로 장기 투자로는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선물을 담은 ETF이기 때문에 1년 사이에 석유 가격이 2배 뛰었다고 내 수익률은 절대 100%가 나오지 않습니다. 6개월 이상 가져가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주식과 분명히 다르기에 존버 자체가 잘 안 됩니다. 한 번 크게 폭락하고, 지그재그 형태로 가격이 천천히 원 가격으로 회복하는 경우에도 재수가 없으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특히 석유는 주식처럼 가격이 계속계속 상승하는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존버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3) 래버러지는 왜 하면 안 되요?
1월 4일 | 1월 5일 | 1월 6일 | 1월 7일 | |
석유 가격 변동 | 10% | -10% | 10% | -10% |
두 배 수익 계산 | 20% | -20% | 20% | -20% |
일반 ETF | 11,000원 | 9,900 | 10,890 | 9801 |
X2 ETF | 12,000원 | 9,600 | 11,520 | 9,216 |
극단적으로 4일 간 석유 가격이 10%를 횡보만 해도 일반 etf도 199원 손실을 봤는데, 래버러지는 700원 이상의 손실을 봤습니다. 따라서 석유 ETF는 상승만 해야 돈을 벌고 횡보 해도 돈을 잃고, 하락해도 돈을 잃습니다. (주식보다 위험한 이유)
4) LP는 뭐에요...?
LP는 ETF의 유동성을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격의 한참 위 아래에 엄청나게 많은 물량을 걸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ETF가격의 급등, 급락을 막을 수 있어, ETF 가격의 변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거는 투자자인 우리가 신경쓸 일은 아니고 알아서 이렇게 유동성 공급과, 급격한 가격 변동을 줄여줍니다.
5) 수수료, 세금가 있어요...?
-- 네
자산운용사는 어쨌든 매달 롤오버를 해주고, LP물량 대주는 등의 저도 잘 알지 못 하는 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가 수수료를 냅니다. 운용 비용은 우리가 따로 내는게 아니고 가격에 반영되어 나타납니다. KODEX WTI선물 ETF는 0.35%의 수수료를 받네요. 그냥 다른 ETF랑 비교했을 때 적당한 정도의 운영비입니다. 그리고 매매 차익에 대한 수수로 15.4%의 세금을 떼어간다는 사실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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